50대에 들어선 독신 남자가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두 여자와 사귀고 있다. 한 여자는 편안하고 가정적이고 심리적으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잔드라’이고, 또 한 여자는 감성이 풍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유디트’이다. 물론 두 여자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만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남자는 나이가 듦에 따라 육체적, 도덕적 부담감을 느끼고 한 여자에만 충실하고자 어느 여자를 택할 것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남자는 오랜 고민 끝에 두 여자를 모두 사랑하므로, 두 여자를 사랑하는 혼돈과 모순을 그대로 지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일상의 피로와 권태를 그려내며, 삶의 진실이 어떤 윤리의 실천이라기보다 윤리에 이르고자 하는 갈등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장편소설이다. 삶의 혼란은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갈등하고 괴로워하며 짊어지고 가는 것임을 확인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