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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고래의 슬픈 노래
  • 제목 : 외뿔고래의 슬픈 노래
  • 저자 : 김진 글
  • 서평

    석유는 ‘문명화’된 인간의 삶에 가장 큰 혜택과 함께 가장 큰 문제를 가져다주는 물질이다. 정치나 경제 측면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들여다볼 엄두도 실감도 나지 않지만, 환경 분야는 다르다. 십년 전 태안반도의 기름 유출 사고처럼 바로 우리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석유 덕분에 누리는 편의와 그로 인한 폐해 사이의 관계에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뭔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외뿔고래의 슬픈 노래』는 석유로 인한 비극 중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에 빛을 비춘다. 석유탐사선이 북극바다에 공기총을 쏘아 석유가 묻힌 곳을 조사한다. 로켓 발사 소리보다 더 큰 그 소리가 10초에 한 번 꼴로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터진단다. 그 소리에 주변 생명체들의 머리가 터져나간다.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아무리 열심히 보아도 좀처럼 접하기 힘든 ‘외뿔고래’는 그 일로 고통 받는 북극 생물의 대표로 제시된다. 전설 속 일각수처럼 머리 앞에 긴 뿔이 달린 신비스러운 동물, 외뿔고래. 그들은 아름다운 빙하로 둘러싸인 눈부신 바다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힘겨루기를 하고,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하며 우두머리를 뽑고, 종족을 번성시키려 노력한다. 그때 나타난 석유탐사선 때문에 고래들은 흰 배를 드러내며 물 위로 떠오르고, 청각과 방향감각을 잃은 채 제자리에서 맴을 돌고, 아름답게 노래 부르던 목소리를 잃고, 패잔병처럼 후퇴하여 새 보금자리를 찾아 헤맨다. 어린 독자들에게 너무 큰 충격을 주지 않으려 최대한 온건한 표현 방식을 사용한 글과 그림이지만, 담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책의 임무 중 하나가 독자를 일깨우는 일이라면, 아이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외뿔고래를 돕기 위해 ‘가까운 거리 걸어 다니기, 전등불 잘 끄기, 헌 옷 물려 입기’를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활동을 제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품는 바람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